슬기로운 소비생활 / / 2022. 10. 20. 22:29

고든램지는 고든램지버거를 제대로 만들었는가?

고든램지의 명언이 많이 있지요.

그 중에서 유달리 인상적이어서 인생 수첩에 적어둔 고든램지의 명언 두 문장만 복기해 보겠습니다. 

음식이 이따위인데  사망자는 안 나왔나요?

주방장의 자존심을 삼도천으로 메다 꽂는 최강의 발언으로 가끔 엉망진창인 음식점에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마음속으로 중얼대는 발언 중 하나입니다. 요즘에는 워낙 음식점 수준이 상향평준화가 많이 되어서 이런 표현을 쓸 일은 별로 없더라구요. 

 

고든램지옹은 노벨문학상 수준의 미사여구를 구사하는데 에도시대의 하이쿠를 떠올리게 하는 놀라운 표현도 합니다.

치킨이 너무 안 익어서
실력 있는 수의사는 그걸 살려낼 수도 있겠다!

아아니... 어쩜 표현이 이렇게 날카로울까. 불쌍한 닭... 그렇다면 나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저의 의술까지 돌아보게 하는, 여러모로 숙연해지게 하는 촌철살인의 표현입니다.

 

고든 램지버거는 어떨까요?

과연 그의 음식은 이런 비평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결론을 먼저 내자면  고든램지버거는 저의 인생버거 였습니다. 

고든램지버거는 일단 2012년 12월 라스베가스에 처음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둘 매장을 내긴 했지만 지금도 전 세계에 매장이 라스베가스, 런던, 시카고, 한국 이렇게 네 곳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의 몇몇 레스토랑처럼 미슐랭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라스베가스의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레스토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위치도 중심가 1 층에 자리잡아 아주 좋습니다. 

 

고든램지버거 라스베가스

고든램지버거가 왜 인생버거인가? 일단 제가 맛본 고든램지버거 메뉴는 헬스키친버거 (Hell's Kitchen Burger) 였습니다. 

 

 아사데로 치즈, 구운 할라피뇨, 아보카도, 구운 토마토, 할라피뇨 아이올리 (할라피뇨, 간마늘, 올리브오일과 소금으로 만든 소스), 그리고 소고기 패티로 만든 이 명작을 만나보시면 음... 이게 장인이 한 땀 한 땀 재단하듯, 완벽하게 밸런스를 잡은 균형잡힌 햄버거의 맛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패티가 몬스터처럼 커서 입안에 꽉꽉 우겨넣으면서 그 육즙을 즐기는 버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만족감이 더 높을 수 있지만, 고든램지의 이 버거는 마치 깔끔한 정장을 입은 것처럼 정갈한 맛과 모양을하고 있습니다. 그런게 가능할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렇습니다, 햄버거의 황금밸런스, 고든램지버거는 그 어려운 것을 해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햄버거의 기준을 고든램지버거의 헬스키친버거에 두고 있습니다.  

 

고든램지버거 가격에 대한 논쟁

 라스베가스에서 이들 햄버거 가격은 대부분 $17.99 로 미국의 다른 버거에 비하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웬만한 고급 레스토랑의 버거들이 이보다 훨씬 비싸거든요. 다만 3 만원이 넘는 가격을 받고 있는 한국이 비싸보이는데, 요즘 환율이 너무 올라서 이제는 거기서 팁 주고 어쩌고 하면 이젠 미국이 더 비싸겠네요.. 올해 오픈하면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한국에서만 팔고 있는 1966 버거인데 무려 14 만원에 달하는 극악한 가격으로 유명세를 탔지요. 한 송이에 15~20 만원 하는 블랙트러플을 향만 사용한 것이 아니고 무려 슬라이스해서 사용해 재료비가 당연히 높게 들어갈 수 밖에 없긴 하겠네요.. 이 부분은 제가 그 맛을 직접 봐야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격이야 그렇다 쳐도 블랙트러플이라는 식재료가 들어갈만한 이유와 맛이 설득력이 있어야하지 않겠나, 생각해봅니다. 

 

고든램지버거, 한국만 눈탱이 친것인가?

제 생각에는 아니올시다. 입니다. 

관점의 차이인데 일단, 햄버거를 서민간식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버거의 고장인 미국은 버거의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싸구려 패스트푸트부터, 하이엔드의 레스토랑에서 온 정성을 다해 만드는, 가격 눈탱이급의 요리까지 다양하다는거지요. 저도 한국인이기 때문에 미국의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버거를 시켜 먹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미국에서 햄버거는 나름 음식점마다 특색을 가지고 자랑스럽게 내놓는 요리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도 미국보다 비싸지 않냐, 이거 절대적으로 눈탱이 아니냐??

아닙니다. 제가 볼 때 이것은 소고기 가격차이 때문입니다. 미국은 양질의 소고기가 한국보다 훨씬 쌉니다. 아시다시피 한우랑 미국산 소고기랑 가격차이가 아주 많이 나지 않습니까? 미국의 햄버거 레시피기는 한데, 한국 고든램지버거에서 미국산 패티를 쓰면 다들 고개를 갸웃하시겠지요, 그래서 기획에서는 기왕 이렇게 된거 ,

어차피 수요는 있겠다. 묻고 한우 투쁠로 가!!  

 

이렇게 진행하지 않았을까요? 

 

뭐, 여기까지 제가 고든램지버거를 방문하고 맛 본 후기와 감상이었습니다. 

 

그럼 고든램지는 고든램지버거를 제대로 만들었을까요?

네, 꽤나 잘 만들었습니다. 버거를 좋아하신다면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세계 최초로 오픈한 고든램지버거 in 라스베가스

참, 고든램지가 좋아하는 버거는 다름 아닌 인앤아웃의 더블치즈버거라고 합니다. 애니멀스타일루요. 별건 아니고 패티가 위 쪽으로 배치된 스타일입니다. 인앤아웃버거가 궁금하시면 여기로 가시면 됩니다. 

https://k-clinic.tistory.com/entry/%EB%AF%B8%EA%B5%AD-%ED%96%84%EB%B2%84%EA%B1%B0-%ED%83%90%EB%B0%A9-%EC%9D%B8%EC%95%A4%EC%95%84%EC%9B%83%EB%B2%84%EA%B1%B0%EB%8A%94-%EC%99%9C-%EB%8C%80%EC%84%B8%EA%B0%80-%EB%90%98%EC%97%88%EB%82%98

 

[미국 햄버거 탐방] 인앤아웃버거는 왜 대세가 되었나?

인앤아웃버거는 미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버거입니다. 그러나 오직 미 서부에만 있습니다. 인앤아웃 버거 메뉴, 오직 햄버거 한 종류 : 거기에 치즈를 넣었냐 패티가 추가되느냐의

k-clinic.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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